FOOD

[카페] 서촌 "커피한잔"

체다오니 2022. 5. 26. 15:23

한창 꽃놀이 시즌이 지나고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작년 가을에 미뤄두었던 한양도성길 탐방 (이라고 쓰고 등산이라고 읽는다...)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멤버를 소집해서 북악산에 다녀왔다.

첫 한양도성길 산책에서 혜화에서 점심을 먹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혜화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창의문에서 끝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다니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한양도성길 백악구간을 걸었다.

그리고 서촌에서 밥을 먹고 친구가 추천하는 카페에 갔는데 이 카페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간만에 카페 포스팅을 하기로.

아마 내가 혼자 갔으면 그대로 지나쳤을 것 같은 간판... 레트로보다 더 레트로같은 간판을 보고 왠지 모르게 '여기는 찐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입구에서부터 기대감이 차올랐다.

카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사장님의 취향이 흠씬 묻어나는 공간. 

세련되고 모던한 공간은 아니었지만 목재 인테리어에 세월이 느껴지는 LP판, 그리고 곳곳의 통일성 없는 가구들이 오히려 이 카페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었다.

메뉴는 이렇게 있었다. 드립커피를 시킬 분은 오른쪽 칠판에 쓰여진 원두를 고르면 된다. 친구 말로는 원래 핸드드립 커피는 신맛 나는 원두가 독특한 풍미가 있어서 추천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칠판에도 신맛 나는 원두에 추천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사실 나는 커피 맛을 거의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고 이 날은 운동 후 당이 땡겼기 때문에 카페 쓰어다를 주문했다.

여기서 사장님이 드립커피를 내려주신다. 정돈되지 않은 공간인데도 뭔가 연구실 같은 느낌이 느껴져서 오히려 사장님의 커피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친구들과 햇볕이 기분 좋게 드는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중, 내가 주문한 카페 쓰어다가 나왔다.

처음에 비주얼을 보고 너무 놀랐고 동시에 이걸 시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함께 주시는 타이머가 울리면 커피가 다 내려진 것이니, 아래에 깔린 연유와 함께 잘 섞어서 기호에 맞게 얼음을 넣어서 마시라고 설명을 주셨다.

타이머조차도 세상 아날로그해서 괜히 울리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두근두근 했다 ㅎㅎ

 

사진은 없지만 친구들이 주문한 드립 커피도 각각 한입씩 마셔보았는데 그동안 내가 마셔본 커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맛들이어서 원두를 하나씩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내가 주문한 카페 쓰어다도 달달하니 너무 맛있었고, 무엇보다도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고 사장님도 친절하셔서 조만간 또 다른 소중한 사람들과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https://place.map.kakao.com/11831528

 

커피한잔

서울 종로구 사직로9길 16-1 (필운동 130-11)

place.map.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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