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다의 기록
02. 프로포즈 대작전 (답프로포즈/어둠속의 대화/골드바/서프라이즈/이벤트준비) 본문
나는 워낙 이벤트, 서프라이즈 이런 걸 해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나중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나도 프로포즈를 해주고 싶다는 막연한 로망같은 게 있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꿈 꾸는 멋진 프로포즈를 받는 그런 로망도 당연히 없지는 않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을 전달하고 그냥 그 사람이 내가 이렇게 특별한 존재이고 이렇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대단한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다 ㅎㅎ
그래서 문득 조만간 남자친구가 프로포즈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내가 역으로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해줘야겠다 라는 원대한 계획이 생겼다.
원래는 특별히 기록을 남길 생각이 없었는데 내 계획을 듣던 지인이 꼭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해서 적어보는 나의 원대한 프로포즈 대작전.
01. 어디서?
사실 프로포즈라고 하면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건 근사한 레스토랑, 풍선과 꽃으로 꾸며진 화려한 호텔, 꽃향기로 가득한 차 트렁크... 여기저기서 본 건 많아서 흔히 떠오르는 이 레파토리가 나는 싫었다.
당연히 받으면 좋겠지만 그냥 내가 해주는 건 조금 더 특별하고 남자친구가 어디가서 자랑했을 때 남들 뇌리에 박힐만한 특별한 이벤트이고 싶었다. 그리고 워낙 눈치가 빠른 오빠인지라 여기서 프로포즈를 할 거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할만한 공간에 데려가서 짠! 하고 놀래키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곳이 바로 "어둠 속의 대화"였다.
https://www.dialogueinthedark.co.kr/index.nhn
어둠속의 대화
애니메이션 표시 중, DIALOGUE IN THE DARK 텍스트가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나타났다가 반대 방향으로 사라진 후, 마지막으로 남겨진 D 글자 하나가 천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www.dialogueinthedark.co.kr
대학생 때 친구랑 가본 적이 있는 전시였는데 그 당시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나중에 소중한 사람과 꼭 같이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오빠가 어둠 속의 대화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같이 전시를 보러 가야겠다고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걸 프로포즈 이벤트라는 것이 있는 게 아닌가.
내 경험 상 어둠 속의 대화는 정말 프로포즈에 최고의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바로 이거다! 라고 기획을 시작했다 ㅋㅋ
내가 최적의 프로포즈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3가지인데,
1.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다시금 서로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2. 앞이 보이지 않는 공간을 함께 걸어간다는 게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부여를 하고 오빠랑 같이 전시를 체험하러 간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뭉클해졌다.
3. 요즘처럼 SNS 과시용 프로포즈가 난무하고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인증샷조차 찍을 수 없는 공간에서 프로포즈를 한다는 것자체가 온전히 내 마음을 더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고, 또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크... 내가 다시 정리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생각을 했는지 놀랍다 ㅎㅎㅎ
그렇게 장소 섭외를 위해 직접 전화를 해본 결과 얻어낸 어둠 속의 대화 프로포즈 이벤트에 대한 정보
(일반 전시와 어떤 게 다른지 궁금해서 후기를 찾아봤는데 거의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가 이걸 보고 멋진 프로포즈를 기획했으면 좋겠다)
- 회차 구매를 통해서 오로지 한팀을 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1회차에 8명이 정원이므로 8개 티켓을 내가 다 사버리면 된다)
- 회차 구매는 일자, 시간대를 확인해서 8석이 남아있는 회차라면 예약이 가능하다.
- 회차 구매에 대한 결제는 전시 관람일 2주 전에 진행되며, 그 전까지는 선물 및 이벤트의 골자를 결정해서 공유드려야 한다.
- 원하지 않으면 그냥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진행하고 마지막에 선물을 전달하는 식의 방식도 가능하다.
- 사전에 이벤트에 대해서 어둠 속의 대화 측과 공유를 해서 조금 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주로 전시에 녹여낼 수 있는 향기, 촉감 등에 집중할 수 있는 선물 등을 많이 준비해서 체험 중에 전달하게 된다고 한다.
- 선물 중에도 빛이 나는 전자기기 등 전시에 방해가 되는 선물은 전시 중에 전달할 수 없다.
전화해서 이런 것들을 물어보는데 상담원분이 내가 문의를 하니 당연히 생일이벤트인줄 알고 계속 생일이벤트라고 하셔서 내가 "아 프로포즈 이벤트입니다!" 라고 했더니 놀라셔서 "남자친구분께 프로포즈 이벤트를 해주시려고 하시는 걸까요?" 라고 되물어보셨다 ㅋㅋㅋ
우리 오빠가 이렇게 사랑받는 사람이에요! ㅎㅎ 괜히 혼자 속으로 뿌듯.
이렇게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12시에 무사히 회차 구매 예약을 걸 수 있었고 이제 오빠한테 들키지 않고 진행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하는 것 뿐...
02. 무엇을?
어둠 속의 대화 상담원분이 계속해서 선물은 정해졌냐고 물어보시기도 했고 일반적으로는 선물을 먼저 준비한 후에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생각도 안 하고 있었던 선물이 갑자기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예전부터 그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지갑
아마 이렇게만 보면 그냥 흔한 명품 지갑을 선물하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 남자친구는 결코 그렇게 쉽지 않다...
명품에는 관심이 1도 없고 극한의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그인지라 조금 특이한 지갑을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바로 이 지갑...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koalajoey/djin-the-wallet-perfected
어쩌다가 일하면서 구하게 된 이 지갑을 쓰면서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직접 구매까지 해서 쓰고 있는 그. 지갑이 많이 헤지기 시작해서 새로 사야하는데 아마존에서 더 이상 팔지도 않고 도통 구할 길이 없어서 무척 실망했던 오빠였다.
그런데 이 지갑을 유일하게 판매하는 곳을 발견했으니 바로 홍콩의 한 쇼핑몰이었다.
Feverguy | We only sell cool st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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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feverguy.com
한국 배송이 가능한지 봤더니 당연히 불가능했고... 그런데 배송이 가능한 국가 중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대만.
내가 교환학생에서 가장 친해졌던 외국인 친구가 대만인 친구였고, 교환학생에서 다녀온 이후에 대만 여행을 가서도 그 친구가 대만 가이드를 해준 적도 있었던 각별한 인연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바로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했고 친구가 본인 집으로 배송을 받아서 한국에 보내주기로 했다.
구입 가능한 최대 개수가 3개여서 3개를 몽땅 장바구니에 넣고 야무지게 친구가 적어준 중국어로 된 주소와 해외배송을 위한 개인ID (개인통관번호같은 건가보다)까지 입력해서 화끈하게 결제 완료!
그런데...
문득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환불 메일이 와있어서 화들짝 놀랬다...
못미더운 마음 반 기대 반으로 결제를 했는데 역시나 믿으면 안 되는 거였나...? 재고가 없어서 환불됐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고 오빠가 옆에 있었음에도 서둘러 메일을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전액 환불이 아닌 일부 환불이 진행된 거였고 금액을 보니 내가 결제한 지갑 3개 중에 1개가 환불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며칠 뒤에 친구에게서 온 메시지.
택배가 무사히 도착했단다! 생각보다 정말 빨라서 (친구가 배송 업체를 보더니 빠르고 믿을만한 배송업체라고 코멘트를 주긴 했었지만) 중화권 국가도 한국만큼 택배시스템이 잘 되어 있구나 감탄했다 ㅋㅋㅋ
내가 처음 친구에게 잘 지내냐고 오랜만에 연락을 한 이후로 6일만에 구매 -> 배송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ㅋㅋ
추가로 내가 구매한 수량에서 1개가 환불되어서 재고가 없는 건가 하고 들어가봤더니 내가 구입했던 상품 상세페이지는 404 error가 뜨고 있었다 ㅋㅋㅋㅋㅋ 아마 품절되어서 아예 상품을 내려버린 것 같다.
그걸 보니 정말 소름이 쫙 돋고 어쩌면 내가 남자친구에게 이 지갑의 전세계 마지막 재고를 선물해주는 게 아닌가 싶어서 너무 짜릿했다...!
이쯤되면 우주가 내 프로포즈를 돕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남자친구가 정말 좋아할 선물임이 너무나도 확신이 들어서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3개월을 어떻게 기다리나 정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입이 얼마나 근질근질했는지...
그리고 나는 이 지갑이 한국에 배송되면 여기에 골드바를 넣어서 선물을 할 계획이다!!
2022.10.11
지갑이 초고속으로 도착했다 ㅋㅋㅋㅋ 모두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도착해서 매우 당황 ㅎㅎㅎ 아직 이벤트까지 2달 이상 남았는데...?ㅋㅋ
오빠가 우리집에 자주 와있기 때문에 친구가 택배를 보냈다고 했을 때 오빠가 우리 집에 있는데 택배가 도착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딱 오빠가 출근하고 내가 집에 혼자 있을 때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택배가 도착했다!
과자와 함께 배달된 소중한 지갑쓰... 내가 샀던 지갑 2개가 무사히 도착했다 ㅋㅋ
이제 골드바를 사서 선물 포장을 해야지!
금 시세를 보는데 계속 금값이 떨어지고 있어서... 계속 확인하면서 적당한 시점에 구매해야겠다.
골드바
우리오빠는 정말 나 다음으로 Cash를 좋아한다고 단언할 정도로 금전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렇기도 하고 지갑과 함께 선물하기에 골드바가 딱 좋은 것 같아서 바로 골드바 디자인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뽀르띠!
https://smartstore.naver.com/porti_family_jewelry/products/5508749868
[뽀르띠_기념일 선물] 순금 99.9% 스케치 골드바 3.75g/11.25g/18.75g/37.5g : 뽀르띠
[뽀르띠_기념일 선물] 순금 99.9% 스케치 골드바 3.75g/11.25g/18.75g/37.5g
smartstore.naver.com
여기에 스케치를 넣고 우리에게 맞는 문구를 넣으려고 한다.
내가 오빠 인생의 확신이 될게
뭔가 상당히 거만한 문구인 것 같지만..ㅋㅋ
오빠는 늘 본인 스스로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내가 좋은 이유 중 하나로 내가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런 우리의 관계성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고, 실제로 내가 오빠 인생에서 가장 큰 확신이 되어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약간의 걸크러시 컨셉으로 문구를 정해봤다.
(그냥 심플하게 결혼하자는 문구를 쓰라고 조언해준 친구 복숭아에게는 쏘리...답정너였음ㅋㅋㅋ)
스케치 의뢰할 사진은 딱 작년 크리스마스 때 찍었던 커플 사진!
그때부터 딱 1년이기도 하고 사진이 매우 잘 나왔기 때문에 여기에 써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망설임없이 선정했다.
그렇게 골드바가 무사히 완성되어 나의 손안으로 들어왔다 ㅎㅎㅎㅎ
향수
원래는 준비할 생각은 없었는데, 친구가 어둠 속에서 향기로 기억되는 물건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해준 게 계속 머리에 남아서, 선물에서 향기가 날 수 있도록 향수를 추가로 구매했다.
구매한 향수는 아틀리에 코롱의 "클레망틴 캘리포니아"
클레망틴 캘리포니아 30ml : 아틀리에 코롱
[아틀리에 코롱] 아틀리에 코롱 공식 스토어 프렌치 니치퍼퓸 하우스 아틀리에 코롱
brand.naver.com
여름 향수로 어울리는 향이지만 오빠나 나나 이런 상큼한 향을 좋아하기도 하고, 오빠가 아틀리에 코롱의 포멜로 파라디 향을 좋아해서 우리 둘다 좋아하는 향수 브랜드이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
지속력이 아쉽다는 후기가 많던데 둘다 향수다운 향수보다는 은은한 향수를 좋아하다보니 오히려 딱 좋을 것 같다.
구입했을 때 레더 케이스 각인 쿠폰을 줘서, 백화점에 가서 각인을 받을 예정이다.
각인 내용은 "Marry Me JP"
아주 프로포즈를 위해 사는 사람 같다... 나란 여자 ㅋㅋㅋ
03. 어떻게?
이제 이벤트를 어떻게 구상하느냐만이 남았다.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의 대화 직원 분들과 여러 차례 통화를 진행했다.
먼저 내가 어떻게 이벤트를 할 것인지 고민해서 전달을 드렸는데,
일반 전시를 먼저 진행하고 끝날 때 즈음에 서로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진 뒤, 나는 미리 준비해놓은 편지와 선물을 함께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때 내가 전달할 편지는 음성 녹음이 가능한 편지지로 해서 편지를 열자마자 녹음된 소리가 나와서 프로포즈임을 알릴 수 있게 하려고 생각했다 ㅎㅎㅎ
그런데 내 목소리를 녹음하자니 민망해서...ㅋㅋㅋ 비긴어게인에서 이소라와 악동뮤지션의 수현이 함께 부른 "청혼"의 앞부분을 녹음하고 옆에 편지로 내 마음을 적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0izrZOIEI0
그리고 혹여나 어둠 속에서 선물을 개봉하게 될까 해서 골드바는 나와서 따로 남은 지갑 1개와 함께 전달하기로 하고 간단하게 리본 포장을 한 카드지갑과 음성 녹음이 된 카드만을 미리 어둠 속의 대화 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 12월 9일에 어둠 속의 대화에서 연락을 주시고 결제가 된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길래 그 다음 주에 전화를 해봤더니 카드번호를 불러달라고 하셔서 불러드리고 결제까지 완료했다!
04. 선물 맡기기
어둠 속의 대화 측과 이벤트 내용에 대해서 어느정도 협의를 하고 선물을 언제쯤 맡기러 갈지 말씀을 드렸다.
원래는 선물이 분실될 우려도 있으니 전날에 와서 전달해달라고 하셔서 휴가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알겠다고 했는데, 우리 전시를 담당해주시는 로드마스터님과 다시 확인해보니 미리 받아서 내용을 알고있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일주일 전에 미리 전달을 드리기로 했다.
그렇게 서울이 한파로 난리였던 12월 18일에 광화문에서 친구들을 만나기 전에 부랴부랴 전시장에 들려서 선물을 전달하고 왔다.
오빠랑 일하는 시간 외에는 서로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아는 사이라 어떻게 비밀로 할지 걱정이 됐는데 어떻게 우연히 오빠가 그 시간동안 계속 운전을 하느라 연락이 어려워서 아주 쉽게 비밀을 지킬 수 있었다 ㅋㅋ
주차가 어려워서 차를 광화문 쪽에 주차해놓고 버스를 타고 다녀왔는데 대중교통도 마땅치가 않아서 꽤나 고생을 하고 다녀왔다... 당일에는 국립 현대미술관에 주차를 할 예정인데 빨리 움직여서 무사히 주차를 해야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무튼 그렇게 무사히 선물을 맡기고 이제 대망의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닷...!
아직 오빠는 눈치를 못챈 것 같기는 한데... 맞겠지...? ㅋㅋㅋ
05. 최종 확인 with 어둠 속의 대화
최종적으로 어둠 속의 대화에서 전화가 오셔서 다시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확인 요청을 주셨다.
일단 선물 내용에 대한 확인. 선물은 안에서 개봉하지 않고 밖에 나가서 뜯도록 안내해주실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빠 이름 확인. 일반적인 전시에서는 이름을 얘기할 일이 없는데 아무래도 프로포즈 이벤트이다보니 사전에 오빠 이름에 대해서도 알고 계시려고 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전시를 본 적이 있는지 여부와 오빠가 어둠에 대한 공포증이 있거나 하지는 않은지에 대한 확인.
마지막으로 내가 원래 오빠가 어둠 속에서 편지를 쓸 수 있도록 편지지를 1장 준비해서 같이 전달을 드렸었는데, 어둠 속의 대화 측에서 편지지를 1장 더 준비해 주셔서 나도 같이 그 순간의 마음을 편지에 쓰면 좋겠다고 하셨다. 감동...
정신없는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늘 통화할 때마다 느끼지만 모든 직원분들이 참 친절하시고 공감능력이 뛰어나시다는 인상을 받았다 ㅋㅋ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설레할 나와 이벤트를 받고 감동을 받을 오빠의 입장에서 공감을 하면서 상담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지는 통화였다...!
이제 이 서프라이즈 대장정도 며칠 뒤면 마무리될 예정이다!! 후기와 함께 이제 이 게시글도 공개로 올릴 수 있다!! ㅋㅋㅋ
06. 프로포즈 성공 후기!!
당일까지 무사히 들키지 않고 오빠를 어둠 속의 대화 전시장까지 유인하는데 성공했다 ㅋㅋ
도착하자마자 오빠가 화장실에 갔는데 데스크 직원 분이 몇시 관람이냐고 물어보시더니 티켓을 열심히 찾으셔서 내가 황급하게 "티켓 없을 거예요! 이벤트 회차구매한 거라!!" 라고 말씀드렸더니 아아! 하시고 확인해주셨다.
그리고 소지품 맡길 때도 자꾸 티켓을 보여달라고 하셔서 아까 드렸다고 대충 얼버무렸는데 이때까지도 나는 조마조마했다...
이런 부분만 현장 직원분들께도 잘 전달이 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입장할 때까지도 오빠가 "우리 둘이야?" 이래서 "그런가봐" 하고 속이느라 애먹었지만 생각보다 오빠가 전시를 많이 즐긴 것 같았고 어둠 속에서 오빠가 나를 많이 의지하는 게 느껴져서 전시 자체로도 충분히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서프라이즈 공개 순간!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기다리고 있는데 로드마스터님이 슬쩍 내 손을 잡으시면서 내가 미리 준비한 편지지를 조용히 전달해주셨다.
그리고 로드마스터님이 "다원님이 따로 준비를 하신 게 있어서,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랑 같이 전달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라고 하시자마자 오빠가 진짜 놀란 목소리로 "뭐야!? 뭐야!?" 해서 너무 신났다 ㅋㅋ
편지를 열자마자 노래가 흘러나오고 선물을 전달하는데 오빠가 눈물날 것 같다고 살짝 훌쩍거렸다 (분명히 글썽했을 것 같은데 못 본 게 조금 아쉽긴 하다 ㅎㅎ)
그러고 시간을 마무리하고 나왔는데 나와서 선물을 보자마자 화들짝 놀란 오빠 ㅋㅋㅋㅋ
"뭐야!? 이거 어떻게 구했어!!!"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 점심을 먹는 내내 대박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오빠 덕분에 아주 뿌듯한 서프라이즈였다.
그동안 이날만 바라보며 준비한 시간이 워낙 길었다보니까 이벤트가 끝나고나니 묘하게 허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오빠가 정말 좋아해줬고 감동을 받은 게 너무 보여서 내 인생 최대 이벤트 기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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